버번이라는 단어만 미국에 남았다

미국 연방규정이 지킨 것과 지키지 않은 것, 그리고 야마자키와 짐빔이 한 회사라는 사실. English version → The Law Kept the Word 버번 둘 · 다섯 개의 답과 하나의 빈칸 더 어메리칸 쉘프 태어난 곳 1795 제이컵 빔이 처음 담은 위스키 한 병. 메이커스마크는 Loretto, 1952~53년. 법인 Delaware 법인 하나, 파일 번호 1-9076. 이름은 네 번 바뀌었다. 본사 Madison Avenue 뉴욕, 2022년부터. 모회사는 1899년부터 오사카에 있고, 상장돼 있지 않다. 주주 공개 안 함 어디에도 표가 없다. 이사는 여덟 명, 그중 셋이 창업 가문 사람이다. 증류소 켄터키 Clermont와 Loretto, 그리고 미국 안 어디에도 없다. 월급 미국 법인들 뉴욕과 시카고, Loretto. Loretto 쪽은 공익법인(benefit corporation)이다. “저의 증조부 도리이 신지로가 일본 오사카에서 산토리를 세운 지 125년이 넘었습니다.” 도리이 노부히로, 산토리 홀딩스 사장 · CEO 서한 산토리 홀딩스가 감사받은 재무제표를 내는 것은 공모채를 팔기 때문이지, 주인에게 보고하기 때문이 아니다. Clermont와 Loretto에서 몇 명이 일하는지는 공개된 적이 없다. 선반의 여섯 질문을 짐빔과 메이커스마크에 던졌다. 다섯 칸은 문서로 답이 나온다. 네 번째 칸은 답이 나올 문서 자체가 없고, 그게 답이다. 하이볼 잔 두 개를 나란히 놓는다. 한쪽에는 가쿠빈이 들어가고 한쪽에는 짐빔이 들어간다. 다른 세계다. 그런데 회사가 자기를 소개할 때 쓰는 표준 문장은 이렇다. "수상 경력의 일본 위스키 야마자키와 히비키, 상징적인 미국 위스키 짐빔과 메이커스마크." 산토리홀딩스의 회사 소개문이다. 한 문장 안에 넷이 같이 있다. 한국에서 이 이름들은 서로 다른...

개 밥과 아기 밥이 같은 호수로 간다

마트 펫 코너의 퓨리나와 이유식 코너의 거버를 여섯 칸으로 추적하면 마지막 칸에서 스위스 브베가 나온다


English version → The Baby and the Checkerboard

아기와 체커보드 더 어메리칸 쉘프 미국의 개 사료 세인트루이스, 1894 말과 노새의 먹이. 파는 곳은 Robinson-Danforth Commission Company 네슬레로, 2001년 12월 103억 달러 기업가치 기준 — “네슬레 역사상 가장 큰 규모” 미국의 이유식 프리몬트, 1927 거버네 부엌에서 손으로 으깼다. 공식 창업연도는 1928년이다 네슬레로, 2007년 9월 55억 달러 현금으로, Novartis에서 — 산도스에서 노바티스, 그리고 네슬레. 약, 약, 음식 두 사이트 푸터가 함께 적어 둔 상표권자 스위스 브베 두 사이트의 푸터는 같은 상표권자를 적는다. Société des Produits Nestlé S.A., 레만호의 브베. 두 금액은 성격이 다르다. 하나는 기업가치, 하나는 현금가다. 그래서 여기서 더하지 않았다.
미국의 개 밥과 아기 밥은 2001년 103억 달러, 2007년 55억 달러라는 서로 다른 두 거래를 지나 레만 호숫가의 같은 주소에 도착했다.

"생후 1000일까지의 건강한 식습관이 평생 건강을 좌우"한다. 2015년 11월, 네슬레코리아 상무 킴 앙드레 노르드비가 한 말이다. 그는 이 말과 함께 거버 이유식 20종을 전국 이마트 매장에 내놓았다. 1928년생 미국 이유식이 한국 마트에 공식으로 들어온 순간이다.

10년 뒤에는 개 사료 차례였다.

2025년 3월 26일, 퓨리나 펫케어 홈페이지에 공지 하나가 올라왔다. "롯데네슬레코리아 주식회사의 퓨리나 펫케어 사업이 2025년 4월 1일부터 네슬레코리아 유한책임회사로 이전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지금 그 사이트 맨 아래에는 네슬레코리아 유한책임회사, 대표업무집행자 토마스 제프리 카소,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70이 적혀 있다.

이유식은 2015년부터, 개 사료는 2025년부터. 한국에서 두 매대의 돈이 같은 회사로 흐른다. 그리고 그 회사 위에 또 한 겹이 있다. 스위스 레만 호숫가의 브베다.

롯데의 손을 떠나 직영이 됐다

롯데네슬레코리아는 2014년 롯데와 네슬레가 세운 합작법인이다. 네스카페 커피와 펫푸드를 맡았다. 2025년 3월 이 합작사의 한국 시장 철수가 알려졌고, 언론은 2026년 1분기 생산과 운영 종료, 연말까지 청산 계획을 보도했다. 청산이 끝났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확정된 사실은 하나다. 퓨리나 사업만 살아서 네슬레코리아로 옮겨 갔다.

편의점 편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방향이 낯설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한국에서 롯데가 라이선스로 운영한다. 퓨리나는 반대로 갔다. 롯데의 손을 떠나 네슬레 100퍼센트 자회사 직영이 됐다.

그러니 질문이 하나 남는다. 개 밥과 아기 밥, 미국에서 가장 미국적인 두 끼니는 어쩌다 같은 스위스 회사 것이 됐을까.

여섯 질문 · 두 브랜드 더 어메리칸 쉘프 여섯 질문 PURINA GERBER 태어난 곳 미주리 세인트루이스, 1894년 말과 노새의 먹이 미시간 프리몬트, 1928년 부엌은 1927년에, 법인은 1901년에 시작됐다 법인 미주리 법인 Nestlé Purina PetCare Company, SEC 공시 미시간 법인 1994년 보고서 기준. 현재 등기는 확인 못 했다 본사 세인트루이스 체커보드 스퀘어 사서, 이름을 바꾸고, 옮긴 적이 없다 버지니아 알링턴 프리몬트 → 뉴저지 → 로슬린. 2018년 발표 주식 스위스 브베의 Nestlé S.A. — 두 브랜드 모두 100퍼센트 공장 15개 주에 미국 공장 22곳 2022년 자료. 2023년과 2024년에 두 곳 더 프리몬트와 포트스미스가 돌아간다 현재 전체 목록은 공개되지 않는다 월급 Nestlé Purina PetCare Company 미국 직원 1만 명 이상 Gerber Products Company 2007년 거래로 약 4,500명이 함께 왔다 여섯 칸 중 다섯은 두 브랜드 모두 미국이다. 여섯 번째가 스위스다. 여섯 번째 칸은 이익이 도착하는 곳이다. 퓨리나 자료는 2022년 수치로 만든 2023년 팩트시트에서. 거버의 미시간 등기는 1994년 연차보고서 기준이다. 현재 등기와 공장 목록은 확인하지 못했다.
여섯 가지 질문에 두 브랜드 모두 다섯 칸을 미국으로 답한다. 남은 한 칸, 이익이 도착하는 주주 칸만 스위스 브베다.

여섯 칸 중 다섯 칸이 미국이다

이 시리즈는 매대 위 브랜드마다 여섯 가지를 묻는다. 어디서 태어났나. 법인은 어디 있나. 본사는 어디인가. 주주는 누구인가. 공장은 어디인가. 월급은 누가 주나.

퓨리나의 답. 1894년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났고, 법인은 미주리에 있고, 본사도 세인트루이스에 있고, 공장은 미국 15개 주에 있고, 월급은 미주리 법인이 준다.

거버의 답. 1928년 미시간 프리몬트에서 태어났고, 법인은 미시간에 있고(1994년 연차보고서 기준이며 현재 등기 원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본사는 버지니아 알링턴에 있고, 공장은 미국에 있고, 월급은 그 법인이 준다.

두 브랜드 모두 다섯 칸이 미국이다. 스위스는 한 칸뿐이다. 주주 칸이다.

그런데 다섯 칸이 벌어들인 이익이 전부 그 한 칸으로 모인다.

부엌에서 시작해 주인이 세 번 바뀌었다

거버는 생일이 셋이다.

법인의 생일은 1901년이다. 프리몬트 캐닝 컴퍼니라는 미시간 통조림 회사로 설립됐다. 이유식의 생일은 1927년 여름이다. 도로시 거버가 소아과 의사의 권고대로 생후 7개월 딸 샐리에게 먹일 음식을 체에 거르기 시작했다. 몇 번을 반복하다 남편에게 해보라고 했다. 댄 거버는 몇 차례 해보더니 과일과 채소 거르는 일이라면 집안 통조림 공장이 훨씬 쉽게 한다고 했다. 공장 직원들이 자기 아기 몫을 청하기 시작했다. 회사가 쓰는 공식 창립연도는 세 번째 생일, 이유식이 팔리기 시작한 1928년이다.

같은 해 광고 공모전에 이웃 화가 도로시 호프 스미스가 생후 5개월 아기 앤 터너를 그린 목탄 스케치를 냈다. 1931년 그 그림이 공식 상표가 됐다. 이후 모든 포장과 광고에 같은 얼굴이 실렸다. 모델이 누구인지는 수십 년간 비밀이었다. 험프리 보가트라는 소문, 엘리자베스 테일러라는 소문까지 돌았다. 1970년대 말에야 플로리다 탬파의 영어 교사 앤 터너 쿡으로 밝혀졌다.

얼굴은 안 늙었다. 주인은 세 번 바뀌었다.

1994년 5월 23일, 스위스 바젤의 제약회사 산도스가 거버를 샀다. 주당 53달러 현금, 총 약 37억 달러다. 직전 금요일 종가에 53퍼센트를 얹어준 값이다. 시장이 매긴 가격에 절반을 더 준 셈이다. 당시 거버는 연매출 12억 달러에 그중 89퍼센트가 북미였고, 미국 이유식 시장의 70퍼센트 이상을 갖고 있었다. 열 병 중 일곱 병이다. 단 이것은 1994년 숫자다. 오늘 점유율로 옮겨 쓰면 오보가 된다.

왜 팔았는지는 판 사람이 직접 말했다. 거버 CEO 앨프리드 피에르갈리니의 발표문이다. "산도스와 합치면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이미 주요 시장에 깔려 있는 인프라 위에서 역동적으로 성장할 기회를 얻는다." 혼자 해외로 나가기에는 돈과 시간이 너무 든다는 자기 고백이다.

1996년 산도스와 시바가이기가 합병해 노바티스가 됐다. 거버는 앉은 자리에서 주인이 바뀌었다.

2007년 4월, 제약에 집중하기로 한 노바티스가 거버를 네슬레에 넘겼다. 55억 달러 현금이다. 1994년 몸값에서 13년 만에 명목 48.6퍼센트, 절반 가까이 오른 값이다. 내가 나눈 계산이고 물가는 반영하지 않았다. 그해 8월 31일 거래가 닫혔고 9월 1일부로 직원 약 4500명이 네슬레 그룹 소속이 됐다. 창업 마을 프리몬트 인구가 4000명대다. 그 마을보다 많은 사람의 소속이 하루에 바뀌었다.

제약회사, 제약회사, 식품회사. 라벨의 아기만 그대로였다.

개 사료만 남을 때까지 스스로 잘라냈다

퓨리나의 출발은 개도 고양이도 아니다. 말이다.

1894년 윌리엄 H. 댄포스가 조지 로빈슨, 윌리엄 앤드루스와 함께 세인트루이스에 로빈슨-댄포스 커미션 컴퍼니를 세웠다. 말과 노새의 사료 장사, 자동차가 없던 시절 도시의 연료 사업이었다. 1902년 랠스턴 퓨리나로 이름을 바꿨다. 체커보드 무늬와 이름의 유래담은 유명하지만 회사의 현행 공식 연혁에는 없다. 그래서 이 글에도 없다. 확실한 것은 본사 주소 자체가 체커보드 스퀘어이고, 그 주소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서류에 오른다는 사실이다.

이후 이력은 회사 기록 그대로다. 1926년 미주리 그레이 서밋에 세계 첫 반려동물 영양 연구시설을 세웠고, 1933년 버드 제독 남극 탐험대의 개들이 퓨리나 도그 차우를 먹었고, 1956년 세계 최초의 압출 공법 사료를 만들었다. 오늘날 키블이라 부르는 알갱이 사료의 시작이다.

1986년부터 회사는 몸집을 줄였다. 가축 사료 퓨리나 밀스를 팔았다. 회사 연혁에 적힌 이유가 개와 고양이 사료 집중이다. 1994년에는 시리얼 같은 인간 식품을 랠콥으로, 1998년에는 해외 가축사료를 아그리브랜즈로, 2000년에는 건전지 에너자이저를 차례로 떼어냈다.

2001년 1월 네슬레 앞에 남은 것은 개와 고양이 사료만 파는 회사였다. 2000년 매출 27억 달러, 그중 북미가 22억 5000만 달러.

네슬레는 이 회사를 기업가치 103억 달러에 샀다. 발표문에 적힌 표현이 "네슬레 역사상 최대 거래"다. 커피도 초콜릿도 제친 사상 최대 쇼핑이 개 사료였다. 미국 경쟁당국은 마른 고양이 사료 시장이 좁아진다며 미아우 믹스와 앨리 캣 브랜드를 사모펀드에 팔게 했고, 그 조건이 걸린 다음 날인 2001년 12월 12일 합병이 효력을 냈다.

법인 구조가 이 편의 급소다. 네슬레 자회사가 랠스턴 안으로 흡수되는 방식이라, 1894년부터 이어진 미주리 법인이 그대로 살아남아 이름만 네슬레 퓨리나 펫케어 컴퍼니가 됐다. 경영도 랠스턴 현직 CEO 패트릭 맥기니스가 그대로 맡았다.

회사는 안 죽었다. 주주명부만 바다를 건넜다.

같은 인수자가 본사에서는 반대로 갔다

2001년 인수 완료 보도자료에 네슬레 쪽이 일부러 적은 문장이 있다. "북미 본사는 100여 년 전 랠스턴 퓨리나가 창업한 바로 그곳, 세인트루이스 체커보드 스퀘어에 있다." 지금도 그 자리다.

거버는 다르게 갔다. 본사는 2007년 매각 무렵 이미 창업 마을을 떠나 뉴저지에 있었다. 2018년 4월 회사는 본사를 버지니아 알링턴으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행선지는 네슬레 USA 새 본사가 들어선 동네, 로슬린의 노스 무어 스트리트 1812번지다. 당시 CEO 빌 파티카가 이유를 밝혔다. "네슬레 USA 신사옥과 가까워지면 효율이 생기고, 그 효율을 사람·제품·생산에 재투자해 성장의 연료로 쓸 것이다."

공장은 옮기지 않았다. 프리몬트에는 공장과 연구시설이 남았다. 옮긴 것은 사무실 자리 150개 남짓이다.

개 사료는 1894년 주소를 지켰고, 이유식 본사는 인수자의 미국 본사 옆으로 들어갔다. 같은 주인의 두 선택이다.

이유식 회사가 생명보험을 팔았다

1994년 거버 연차보고서에 이런 줄이 있다. 자회사가 생명보험과 건강보험 상품을 판다.

그래서 1994년 산도스 인수에는 뉴욕주 보험감독관의 승인이 필요했다. 이유식 회사 매각을 보험 당국이 심사한 것이다.

네슬레는 2018년 그 보험사만 떼어 팔았다. 거버 라이프, 15억 5000만 달러, 인수자는 웨스턴 앤 서던이다. 1994년 거버 전체 몸값 37억 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값이 보험사 하나에 매겨진 셈이다. 내가 나눈 비율이다. 그해 마지막 날 거래가 끝났다.

지금 같은 아기 얼굴로 이유식은 스위스 브베의 회사가 팔고, 생명보험은 미국 신시내티의 회사가 판다. 상표를 어떤 조건으로 빌려 쓰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얼굴 하나에 업종이 둘, 주인이 둘이다.

주인의 주인은 누구인가 더 어메리칸 쉘프 정관에 따라, 어떤 주주도 자본의 5퍼센트를 넘는 의결권을 등록할 수 없다. 3퍼센트 넘게 공시된 보유자 — 전부 셋뿐이다 UBS Fund Management (Switzerland) AG 2024년 5월 공시 5.547% BlackRock, Inc. 2022년 1월 공시 5.04% The Capital Group Companies, Inc. 2025년 1월 공시 3.006% 나머지 전부 — 86퍼센트가 넘는다 3퍼센트 공시선 아래에 있다. 위 막대와 같은 축척이면 이 막대는 지면 밖으로 한참 나간다. 가문이 서 있을 자리에 숫자가 대신 서 있다 66 배당을 유지하거나 올린 햇수, 스위스 프랑 기준 2025년 주당 CHF 3.10 제안 2024년 말 기준 등록주식 26억 2,000만 주. 세 건의 공시는 연도가 서로 달라서, 그 합인 13.59퍼센트 — 이 지면의 계산이다 — 는 같은 날의 스냅숏이 아니다. 딱히 누구도 아니고, 인덱스펀드를 가진 모두다.
주인의 주인을 물으면 명부는 이름 셋과 빈자리로 답한다. 가문이 설 자리에 66년 배당 기록이 대신 서 있다.

주인을 물으면 아무도 안 나온다

이제 마지막 칸이다. 네슬레의 주인은 누구인가.

없다.

네슬레 S.A.는 스위스 증권거래소 상장사다. 2024년 말 기준 발행주식이 26억 2000만 주인데, 정관이 어떤 주주도 자본금의 5퍼센트를 넘겨 의결권 주주로 등록될 수 없게 막아 놓았다. 제일 큰 주주라도 스무 주 가운데 한 주 넘게는 의결권 등록을 못 한다는 뜻이다. 3퍼센트 넘게 보유해 공시된 주주는 셋뿐이다. UBS 펀드운용 5.547퍼센트, 블랙록 5.04퍼센트, 캐피털그룹 3.006퍼센트.

셋을 더하면 13.59퍼센트다. 내가 더한 값이고, 공시 시점이 제각각이라 같은 날짜의 합은 아니다. 나머지 86퍼센트 이상은 3퍼센트 미만으로 흩어져 있다. 연기금과 인덱스펀드와 개인이다.

세븐일레븐 편에는 이토 가문이 있었고 빔보 편에는 성씨를 감춘 지주회사 여섯 개가 있었다. 네슬레에는 그런 이름조차 없다. 국적을 물으러 갔더니 문패가 비어 있는 셈이다.

빈 문패 자리에 숫자 하나가 대신 서 있다. 배당이다. 네슬레는 스위스프랑 기준 배당을 66년 연속 유지하거나 늘렸다. 퓨리나가 이 회사에 온 지 25년, 거버는 19년이다. 배당 기록이 두 브랜드의 네슬레 생활을 합친 것보다 길다. 세인트루이스와 프리몬트가 번 돈의 종착지가 여기다.

13개월 새 CEO 둘, 회장 하나

그 배당 기계도 2024년부터 크게 흔들렸다. 2024년 8월 CEO 마크 슈나이더가 물러나고 9월부터 로랑 프레셰가 왔다. 12개월 뒤인 2025년 9월 1일, 이사회가 프레셰를 즉시 해임했다. 회사는 해임이 직속 부하와의 미공개 연인 관계를 조사한 결과이며 그 관계가 행동강령을 어겼다고 밝혔다. 회사 발표문이 그은 선이 거기까지라 이 글도 거기까지만 쓴다. 폴 불케 회장의 말은 짧았다. "필요한 결정이었다."

후임은 네스프레소 CEO 필리프 나브라틸이다. 2001년 내부감사로 입사한 내부 인사다. 보름 뒤 불케 회장이 조기 사임을 발표했고 10월 1일 파블로 이슬라가 회장이 됐다. 13개월 동안 CEO 둘과 회장 하나가 바뀌었다.

다음 발표는 사람 숫자였다. 2025년 10월 16일, 2027년 말까지 1만 6000명 감원. 사무직 1만 2000명에 제조와 공급망 4000명이다. 당시 언론이 집계한 전체 인원 약 27만 7000명 기준으로 5.8퍼센트, 열일곱 명이 일하는 사무실마다 한 명씩 나가는 규모다. 이 비율은 그 두 숫자로 나눈 계산값이고, 회사 페이지의 현재 표기는 약 27만 1000명이다. 발표 당일 주가는 8에서 9퍼센트 올랐다고 보도됐다. 주주 칸의 논리는 그렇게 작동한다.

2026년 2월, 나브라틸 체제의 첫 연간 결산이 나왔다. 회사는 사업을 넷으로 추린다고 했다. 커피, 펫케어, 뉴트리션, 푸드와 스낵. 퓨리나가 속한 펫케어는 커피와 나란히 글로벌 파워하우스로 불렸다. 거버가 속한 뉴트리션은 헬스사이언스와 합쳐지는 재편 대상이 됐다. 개 밥은 기둥이고 아기 밥은 공사 구역이다. 그 와중에 2025년 배당은 전년 3.05에서 또 올린 주당 3.10스위스프랑으로 제안됐다. 66년째다.

한 가지는 칸을 나눠 적는다. 2026년 1월 네슬레는 미국 밖에서 파는 분유 브랜드에서 독소가 검출돼 예방적 글로벌 리콜을 했다. 거버와는 별건이다. 같은 달 거버는 공급업체발 이물 가능성으로 애로루트 비스킷 일부 배치를 자진 회수했다. 원인도 범위도 다른 두 사건이다. 2021년에는 미국 하원 소위 보고서가 이유식 업계 전반의 중금속 문제를 제기했고, 거버는 자료 제출에 협조한 4개사 중 하나였다. 특정 제품의 유해 판정은 아니었다. 문서가 말하는 선은 여기까지다.

월급 명세서의 이름은 130년째 그대로다

여섯 번째 칸을 채울 차례다. 퓨리나 미국 직원 1만 명 이상의 고용주는 네슬레 퓨리나 펫케어 컴퍼니, 그 미주리 법인이다. 공장은 2022년 말 기준 15개 주에 22곳이고 2023년과 2024년에 두 곳이 더 돌기 시작했다. 미국 주 셋 가운데 하나에 퓨리나 공장이 있는 셈이다. 2022년 미국과 캐나다 매출은 114억 달러다. 랠스턴의 2000년 북미 매출 22억 5000만 달러와 견주면 명목으로 다섯 배쯤이다. 내가 나눈 값이고, 뒤 숫자에는 캐나다가 들어가며 물가도 반영하지 않았다.

거버의 고용주는 거버 프로덕츠 컴퍼니다. 2007년 인수 때 약 4500명이 넘어왔고 지금 인원은 공개 자료에서 찾지 못했다. 현재 미국 공장 전체 목록도 1차 자료로는 확인하지 못했다. 확인되는 것은 프리몬트, 1964년부터 돌아가는 아칸소 포트스미스, 그리고 1994년 보고서에 적힌 세 공장이다.

여기서 반론을 가장 센 형태로 세워 본다. 퓨리나는 미국 회사다. 1894년 미주리 법인이 한 번도 끊기지 않았고, 미국인 1만 명 넘게 고용하고, 15개 주에서 만들고, 본사는 창업지 그대로다. 만들고 고용하고 투자하고 남아 있는 회사에 국적을 따지는 것이야말로 트집 아닌가.

맞는 말이다.

그래서 이 시리즈는 칸을 나눠 묻는다. 월급 칸은 미국이 맞다. 주주 칸은 아니다. 이익과 배당이 도착하는 곳은 브베고, 그 배당은 66년 동안 한 번도 줄지 않았다.

당신이 한국 마트에서 퓨리나 사료나 거버 병을 계산대에 올려도 배관은 같다. 가맹점주도 라이선시도 없다. 네슬레 100퍼센트 자회사의 매출로 바로 잡히고, 이익은 브베로 올라간다.

명세서 이야기로 돌아가자. 세인트루이스 공장 노동자의 월급 명세서에 찍히는 회사 이름은 130년 전 그대로 미주리 법인이다. 바뀐 것은 명세서가 아니라 그 법인의 주주명부가 있는 도시다.

아기도 그대로다. 1931년부터 포장의 얼굴은 같은 목탄 스케치다. 모델이었던 앤 터너 쿡은 2022년 6월 95세로 세상을 떠났다. 1998년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 있다.

"무언가의 상징이 되어야 한다면, 이유식의 상징보다 더 기분 좋은 게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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