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는 남았고 농장은 줄었다
스미스필드라는 이름은 버지니아 법이 지키는 햄의 이름이고, 1936년에 태어난 회사의 이름이고, 홍콩 상장사가 약 87%를 가진 자회사의 이름이다. 2013년 미국 상원에서 한 약속을 13년 뒤 공시로 채점했다.
English version → Same Old Smithfield
스미스필드라는 이름은 세 겹이다
스미스필드라는 이름은 세 겹이다. 맨 아래 겹은 버지니아주의 타운 이름이다. 가운데 겹은 1936년 그 타운에서 조지프 W. 루터 부자가 세운 돼지고기 회사다. 2013년 7월 그 회사 최고경영자 래리 포프가 미국 상원에 나와 이렇게 약속했다. "예전 그대로의 스미스필드일 겁니다. 더 나아질 뿐이죠." 맨 아래 겹부터 보자.
버지니아주 법전 제3.2-5419조는 '진짜 스미스필드 햄(genuine Smithfield ham)'을 정의한다. 소금에 파묻어 절이는 건염 방식으로 최소 6개월 숙성해야 한다. 절이고 훈연하고 숙성하는 모든 공정은 "버지니아주 스미스필드 타운의 행정 경계 안에서" 해야 한다. 조건에 맞지 않는 햄을 진짜라고 팔면 4급 경범죄다. 조건은 셋뿐이다. 돼지가 어디서 태어나 어디서 자랐는지는 조문에 없다. 법이 지키는 것은 돼지가 아니라 동네다.
세 번째 겹은 주주명부에 있다. 2026년 3월 이 회사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낸 연차보고서(10-K)에는 한 문단 안에 이런 두 문장이 두 문장 간격을 두고 붙어 있다. "스미스필드는 미국 식품 회사다." 그리고 "스미스필드는 홍콩에 본사를 둔 WH그룹의 과반 소유 자회사다."
둘 다 사실이다.
그 연차보고서는 신선 돼지고기 수출 시장을 꼽으며 중국, 멕시코, 일본, 캐나다 사이에 한국을 적는다. 30곳이 넘는 수출 시장 가운데 이름이 나온 다섯 곳 중 하나다. 한국으로 얼마가, 어떤 부위가 가는지는 회사가 밝히지 않는다. 2024년 1~9월 수출은 전체 매출의 13%였다. 100달러어치를 팔면 13달러어치가 국경을 넘었다.
그러니 물을 것은 이것이다. 2013년 상원에서 한 약속은 13년 뒤 공시에 얼마나 남아 있을까? 그리고 약속이 다 지켜졌다면, 그걸로 이 회사를 미국 회사라고 불러도 될까?
여섯 칸 중 바다를 건넌 칸은 하나다
이 매체는 미국 진열대 위의 모든 브랜드에 여섯 가지를 묻는다. 어디서 태어났고, 법인은 어디에 있고, 본사는 어디이고, 주식은 누가 갖고 있고, 어디서 만들고, 월급은 누가 주는가. 여섯 답이 한곳에 모이면 쓸 글이 없다. 흩어지면 그 틈이 글이 된다.
태어난 곳. 1936년 버지니아주 스미스필드. 창업 때 이름은 스미스필드 패킹 컴퍼니, 조지프 W. 루터와 아들 조지프 W. 루터 2세가 세웠다.
법인. 버지니아주 법인 스미스필드 푸즈. 2013년 인수자는 버지니아에 '선 머저 서브'라는 껍데기 회사를 세워 스미스필드 안으로 흡수시켰다. 그래서 스미스필드는 같은 버지니아 법인으로 살아남았다. 바뀐 것은 주주 한 명이다. 그 위에 영국의 SFDS UK 홀딩스가 있다. 맨 위에 케이맨제도에서 설립되고 홍콩에 본사를 둔 WH그룹이 있다.
본사. 스미스필드 타운 커머스 스트리트 200번지. 2013년 합병 서류 표지와 2025년 연차보고서 표지의 주소가 같다.
주주. WH그룹 약 87%(2026년 4월 8일 기준 위임장). 주식 100주 중 87주가 한 주주 몫이고, 나스닥에서 사고팔리는 건 13주 남짓이다. 내 계산으로는 86.9%다. 상장 전 보유분 380,069,232주에서 그 뒤 세 차례 판 38,011,867주를 빼고, 2026년 6월 28일 발행주식 393,760,231주로 나눴다. 2025년 9월 이후 추가 매각이 없다는 전제다. WH그룹 자신에게는 의결권 50% 이상을 가진 단일 주주가 없다고 위임장은 적는다.
만드는 곳. 18개 주에 가공공장 38곳. 도축은 6개 주 8곳에서 하루 약 10만 8천 마리까지 할 수 있다. 하루 24시간으로 나누면 1초에 한 마리가 넘는다. 미국 안의 자사 농장이 240곳 이상, 계약농가가 1,300곳 이상이다. 멕시코 양돈회사 그란하스 카롤 지분 66%가 있다. 폴란드·루마니아 사업은 2024년 8월 26일 WH그룹으로 넘어갔다. 지금 스미스필드는 주로 미국과 멕시코에서 일한다.
월급. 2025년 12월 28일 기준 미국 약 3만 2천 명, 멕시코 약 2,500명. 44%가 단체협약을 적용받거나 노조원이다. 열 명 중 네 명 남짓이다.
다섯 칸이 미국을 가리킨다. 멕시코가 조금 섞였을 뿐이다. 주주 칸 하나만 바다를 건넌다. 그런데 그 한 칸이 이사회를 고른다.
주식 100주 중 87주, 이사 아홉 중 독립이사 셋
2013년 9월 26일 합병이 끝났다. 기존 주주는 한 주에 34달러씩 현금을 받고 주식을 내놓았다. 인수 발표 전날 종가보다 약 31% 높은 값이었다. 100달러짜리 주식에 131달러를 쳐준 셈이다. 떠안은 순부채까지 합친 거래 규모는 약 71억 달러였다. 스미스필드는 뉴욕증권거래소를 떠났고 완룽이 이사회 의장이 됐다. 2025년 상장 투자설명서의 표현을 빌리면 스미스필드는 이때 "홍콩에 본사를 둔 WH그룹의 완전 자회사"가 됐다.
11년 4개월 동안 주주는 하나였다. 2025년 1월 29일 스미스필드가 나스닥에 다시 올라왔다. 발행주식의 7%를 주당 20달러에 팔았다. 절반은 회사가 새로 찍은 주식이고 절반은 WH그룹이 내놓은 주식이었다. 회사 손에 들어온 순수익은 2억 3,600만 달러다. 2025년 9월 WH그룹은 2,246만 주를 주당 23.25달러에 더 팔았다. 초과배정분까지 더해 내가 계산해 보니 WH그룹이 두 차례 매각으로 받은 돈은 수수료를 떼기 전 약 8억 3,300만 달러다. 회사가 1달러를 챙길 때 모회사는 3.5달러를 가져갔다.
9월 매각 투자설명서에는 한 줄이 더 있다. 스미스필드 이사회 의장이자 WH그룹 회장인 완룽이 이 매각 주식 180만 주를 공모가에 "매입하기로 합의했다." WH그룹이 파는 주식을 그 회장 개인이 사겠다고 한 것이다. 실제로 샀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회사는 스스로를 '지배주주 회사(controlled company)'라고 부른다. 나스닥 규칙은 이런 회사에 예외를 허용하고, 스미스필드는 그 예외를 골랐다. 이사회 과반을 독립이사로 채우지 않는다. 이사 후보를 고르는 위원회와 보수를 정하는 위원회를 독립이사만으로 꾸려야 한다는 요건도 따르지 않기로 했다.
이사는 아홉 명이다. 의장 완룽은 85세다. 그의 아들 완훙웨이(52)도 이사다. 위임장은 그를 "완룽 씨의 아들"이라고 적는다. WH그룹 최고경영자 궈리쥔(55)도 이사다. 아홉 명 가운데 여섯 명이 WH그룹이나 솽후이에서 일했거나 일하고 있다. 스미스필드 최고경영자 C. 셰인 스미스(52)도 2021년 8월부터 상장 직전인 2025년 1월까지 WH그룹 집행이사였다.
독립이사는 셋이다.
2025년 1월 맺은 주주간 계약에 따라, WH그룹은 과반 지분을 가진 동안 "이사회 이사의 과반"을 지명할 권리를 갖는다. 연차보고서는 투자자에게 이렇게 경고한다. "WH그룹이 우리를 지배하며, 그들의 이해관계는 앞으로 우리나 여러분의 이해관계와 충돌할 수 있다." 그리고 한 줄 더. "여러분은 다른 회사 주주들이 누리는 보호를 똑같이 받지 못할 것이다."
한 단어는 조심해서 써야 한다. '국영기업'이다. 2026년 위임장은 완룽의 약력을 적으며 WH그룹 사업이 "중국 허난성의 지방 국영기업에서" 국제 기업으로 컸다고 쓴다. 출발점이 그랬다는 말이다. 지금의 WH그룹이 국영이라는 문장은 공시 어디에도 없다.
하이트캠프는 10년 뒤를 물었다
2013년 7월 10일 오후 2시 32분, 상원 더크슨 빌딩 562호. 농업위원회 청문회의 제목은 「스미스필드와 그 너머」였다. 위원장 데비 스태버나우는 이 거래를 "중국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로는 최대"라고 불렀다. 그날 기준의 표현이다.
포프의 약속은 셀 수 있는 명사로 돼 있었다. 경영진, 공장, 그리고 "모든 직원". 직원 4만 6천 명, 자사 양돈장 400곳, 계약을 맺은 가족농 2,000곳 이상. 솽후이는 단체협약을 존중할 것이다. 그리고 한 문장을 더 붙였다. "이 결합으로 중국 식품이 미국에 수입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스태버나우는 거꾸로도 물었다. 스미스필드가 솽후이를 사겠다고 하면 중국이 허락하겠느냐는 것이었다. 포프는 중국으로 들어가는 역방향 합병은 잘 모른다며 어느 쪽으로도 답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웨스트버지니아대의 우샤 헤일리는 "아니요"라고 했다.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 위원 대니얼 슬레인은 "절대 불가능합니다, 위원장님"이라고 했다.
하이디 하이트캠프 의원은 날짜를 박았다. 10년 뒤 이 자리에 다시 와서, 지금 농가와 맺은 것과 비슷한 계약이 그대로 있고 노조 계약도 있다고 법적으로 확신하며 말할 수 있느냐. 포프는 법적 확신 대신 그다음으로 센 말을 골랐다.
"제가 무엇이든 확신할 수 있는 만큼, 계약 농가와의 계약은 거의 확실히 유지될 겁니다. 그들 없이는 우리 사업이 없으니까요."
"10년 뒤에 당신 말이 맞기를 바랍니다."
10년은 2023년에 찼다. 지금은 2026년이다. 다시 상장사가 된 스미스필드의 연차보고서와 위임장과 분기보고서를 속기록과 한 줄씩 맞대 볼 수 있게 됐다. 약속은 여덟 줄이다. 본사, 경영진, 공장, 모든 직원, 자사 농장 400곳, 가족농 계약 2,000곳 이상, 노조 계약, 중국산 식품 수입 없음.
본사와 노조와 공장 수는 약속대로 남았다
본사 약속은 2013년 5월 인수 발표 보도자료에 적혀 있었다. "솽후이는 스미스필드 본사를 버지니아 스미스필드에 유지하기로 약속했다." 13년 뒤 번지수까지 그대로다. 2026년 상반기에는 일리노이 리슬과 미주리 캔자스시티의 위성 사무소를 닫겠다고 발표했다. 무게가 본사 쪽으로 모이는 방향이다.
노조도 남았다. 2013년 연차보고서 기준 전 세계 직원 46,950명 중 20,600명이 단체협약을 적용받았다. 계산하면 43.9%다. 2025년 연차보고서는 약 44%라고 적는다. 주인이 바뀌고, 유럽 사업을 떼어 내고, 증시에 돌아오는 13년 동안 소수점 첫째 자리만 움직였다. 기준은 다르다. 2013년은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2025년은 미국과 멕시코다.
도축 공장은 2013년에 8곳, 지금도 8곳이다. 하루 처리능력은 약 11만 3천 마리에서 약 10만 8천 마리로 줄었다. 스물세 마리 중 한 마리꼴이다. 경영진은 사람이 바뀌었다. 포프는 지금 이사회 명단에 없다. 지금의 최고경영자 셰인 스미스는 2003년에 입사해 안에서 올라온 사람이다.
중국산 식품 수입이 없다는 약속도 기록상 지켜졌다. 포프는 청문회에서 이 거래가 품질 좋은 미국 고기를 중국으로 내보내는 일이라고 했다. 공시가 그리는 사업은 주로 미국과 멕시코이고, 물건은 그가 말한 방향으로 흘렀다. 스미스필드 연차보고서가 인용한 미국 농무부 통계로 세계 돼지고기 수출 시장에서 미국 몫은 1990년 2%에서 2025년 30%가 됐다. 50분의 1이 10분의 3이 된 것이다. 미국은 2024년 유럽연합을 제치고 세계 최대 돼지고기 수출국이 됐고, 2025년 한 해 350만 톤을 내보냈다. 하루로 나누면 1만 톤 가까이다.
여기까지는 포프가 맞았다.
농장은 줄었고, 넘겨받은 쪽은 노스캐롤라이나였다
2013년 포프는 자사 양돈장 400곳, 계약 가족농 2,000곳 이상이라고 증언했다. 2025년 연차보고서는 자사 농장 240곳 이상, 미국 안 계약농가 1,300곳 이상이라고 적는다. 앞의 숫자는 증언이고 뒤의 숫자는 공시다. 자사 농장은 열 곳 중 여섯 곳 남짓 남았다. 계약농가는 셋 중 하나꼴로 줄었다.
줄어든 경로가 공시에 그대로 있다. 2024회계연도 4분기 스미스필드는 노스캐롤라이나 회사 머피 패밀리 팜스에 현금 300만 달러를 넣고 지분 25%를 받았다. 그리고 노스캐롤라이나 농장에 있던 어미돼지 약 15만 마리를 그 회사에 팔았다. 머피 패밀리 팜스는 이제 스미스필드에 해마다 돼지 약 320만 마리를 대는 공급자다. 365일로 나누면 하루 8,800마리 가까이다. 2025년 2월 24일에는 또 다른 노스캐롤라이나 회사 비전애그에 45만 달러를 넣고 9%를 받았다. 어미돼지 약 2만 8천 마리가 같이 넘어갔다.
2013년 청문회장의 걱정은 중국 자본이 미국 돼지 사육을 쥐는 것이었다. 13년 뒤 스미스필드는 돼지를 덜 키운다. 2025년 신선육 공장에 들어온 돼지 가운데 자사 양돈에서 온 것은 약 40%다. 다섯 마리 중 두 마리다.
연차보고서가 적는 계약 구조는 이렇다. 농가가 축사를 짓고 사람을 쓰고 현장을 관리한다. 회사는 돼지와 사료를 댄다. 하이트캠프가 물은 그 계약이다. 포프가 "거의 확실히"라고 한 말은 맞았다. 계약농가는 있다. 다만 같은 자리에서 한 "이 모든 계약을 유지한다"는 말은 맞지 않았다. 팔린 어미돼지는 중국으로 가지 않았다. 노스캐롤라이나에 남았다.
4만 6천 명은 미국 인원이 아니었다
청문회에서 가장 오래 기억된 숫자는 4만 6천이다. 그리고 대개 틀리게 기억된다. 인수에 찬성한 외부 증인, 다트머스 터크 경영대학원의 매슈 슬로터조차 그렇게 읽었다. 그는 5년이나 10년 뒤 스미스필드의 미국 직원이 4만 6천 명이 아니라 "5만 6천이나 6만 6천 명"이기를 바란다고 했다.
2013년 연차보고서의 숫자는 46,950명이다. 여기에 해외 부문 9,950명이 들어 있다. 미국 쪽 부문만 더하면 돼지고기 31,750명, 양돈 5,050명, 본사 200명이다. 합쳐서 약 3만 7천 명이다. 2025년 1월 상장 때 미국 인원은 약 3만 4천 명, 그해 말에는 약 3만 2천 명이었다.
"미국 일자리 4만 6천 개가 3만 2천 개로"는 틀린 문장이다. 전 세계 숫자와 미국 숫자를 맞댄 것이다. 맞는 비교는 3만 7천 명에서 3만 2천 명이다. 일곱 명 중 한 명꼴로 줄었다. 2013년과 2025년의 부문 구분이 똑같지는 않다는 단서도 달아 둔다. 공시는 그사이 회사가 양돈을 줄이고, 인력을 재배치하고, 공장을 정리했다고 적는다. 그 어느 대목도 주주의 국적과 잇지 않는다. 나도 이을 근거가 없다.
월급 칸에는 아직 끝나지 않은 사건도 있다. 2022년 11월 콜로라도 연방법원에 소고기·돼지고기 가공업체들이 공장 노동자 임금을 짜고 눌렀다는 집단소송이 들어왔다. 스미스필드도 피고 중 하나다. 2026년 8월 분기보고서에 짧은 문장이 있다. "스미스필드 측 피고를 제외한 모든 피고가 이제 합의했다." 회사는 끝까지 다투겠다고 한다. 혐의는 아직 혐의다. 다만 누가 남았는지는 사실이다.
약속한 줄만 채점하면 포프가 이긴다
반론을 가장 센 형태로 세워 보자. "하이트캠프가 물은 것은 둘이다. 농가 계약과 노조 계약. 둘 다 있다. 본사는 번지수 하나 옮기지 않았다. 도축 공장은 여덟 곳 그대로다. 중국산 식품 수입은 공시 어디에도 없다. 팔린 어미돼지는 허난이 아니라 노스캐롤라이나 회사로 갔다. 게다가 이 회사는 사우스다코타 수폴스의 117년 된 공장을 대신할 새 공장을 짓겠다며 승인 절차를 시작했다. 예상 투자액은 최대 13억 달러다. 승인이 나면 주인이 누구든 그 돈은 미국 땅에 묻힌다."
이것은 만만치 않은 반론이다. 117년이면 1909년 무렵 지은 건물이다. 13억 달러를 계획대로 3년에 나눠 쓰면 하루 120만 달러 가까이다. 승인이 나면 2027년 상반기에 착공하고 2028년 말까지 생산을 시작하는 일정이다.
2013년의 걱정 중 실제로 터진 것도 모양이 달랐다. 의원들은 중국 주인이 미국 돼지고기 값을 쥐락펴락할까 걱정했다. 실제로 온 것은 2018년 미네소타 연방법원의 집단소송이었다. 피고 16곳 가운데 돼지고기 생산업체들이 2009년부터 적어도 2018년 6월까지 돼지 공급을 줄여 값을 올리기로 짰다는 혐의다. 스미스필드는 피고 중 하나로 2021~2023회계연도에 합의금 1억 9,400만 달러를 냈다. 2025년 순이익으로 치면 두 달 남짓 버는 돈이다. 공시가 쓰는 말은 합의이고, 인정이 아니다. 그리고 혐의 기간은 인수보다 4년 먼저 시작한다. 미국 돼지고기 업계 안의 이야기다.
적힌 줄만 놓고 보면, 나는 이 반론이 대체로 옳다고 본다. 다만 채점표는 적힌 줄만 채점한다. 2013년 약속 목록에는 주인에 관한 줄이 없었다. 주인이 바뀌는 것 자체가 거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적히지 않은 그 줄이 13년 뒤 스스로 결과를 냈다.
심사받던 회사가 이제 심사받는 인수자다
2013년 포프는 청문회에서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자발적으로" 심사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외국인 투자 심사 기구다. 같은 자리에서 네브래스카의 마이크 조핸스 의원은 이 거래를 제대로 들여다보거나 막을 법적 장치가 사실상 없다고 했다. 그가 정말 불편해한 것은 비대칭이었다. "그들은 여기서 이걸 할 수 있는데 스미스필드는 중국에서 이걸 할 수 없다는 현실에는 정말 불쾌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9월 6일 두 회사는 CFIUS 승인을 발표했다. 포프는 위원회의 "세심한 검토"에 감사했다.
2026년 1월 20일 스미스필드는 핫도그 브랜드 네이선스 페이머스를 주당 102달러 현금에 사기로 계약했다. 13년 전 솽후이가 스미스필드 주식 한 주에 치른 값의 꼭 세 배다. 낯선 상대가 아니다. 스미스필드는 2014년 3월부터 네이선스 핫도그를 만들고 파는 독점 라이선스를 갖고 있고, 그 라이선스는 2032년 3월까지다. 이미 만들고 있는 핫도그의 이름 주인을 사겠다는 것이다.
완료 조건 가운데 하나가 CFIUS 승인이다. 3월 연차보고서는 2026년 상반기 완료를 예상했다. 8월 분기보고서는 하반기로 고쳐 적었다. 왜 밀렸는지는 공시에 없다. 8월 실적 보도자료도 여전히 "추진 중인" 인수라고 쓴다. 2026년 8월 11일 공시 기준으로 인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13년 전 CFIUS는 외국 회사가 스미스필드를 사도 되는지 따졌다. 지금 CFIUS는 스미스필드가 미국 핫도그 회사를 사도 되는지 따진다. 버지니아에서 태어나 버지니아 법인으로 살아온 회사가, 외국 모회사의 지배를 받는다는 이유로 외국인 투자 심사대에 다시 섰다.
회사도 안다. 연차보고서 위험요인 목록에 이런 문장이 있다. "정부의 반독점·외국인 투자 정책과 규제가 일부 인수와 합작을 포함해 우리의 전략적 성장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 같은 목록에는 미국 안의 토지나 시설을 외국인이 소유·운영하는 것을 겨냥한 법이 회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문장도 있다.
그런 법은 이미 있다. 인베스티게이트 미드웨스트 보도에 따르면 오클라호마는 2023년 11월 외국인 농지 소유 제한을 넓힌 법을 시행했고, 이듬해 CFIUS와 합의한 외국 기업을 예외로 했다. 기사는 그 예외에 해당하는 회사를 하나 찾았다. 오클라호마에 농지를 가진 유일한 중국계 기업 스미스필드다. 이 회사는 오클라호마 북서부 약 2,575에이커에서 돼지를 키운다. 법안을 낸 브렌트 하워드 주상원의원은 예외 조항을 이렇게 설명했다. "연방정부의 심사를 거친 국제 기업들을 인정함으로써 우리는 헌법을 존중하는 것이다."
법 원문은 내가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보도가 맞다면, 2013년 조핸스가 미덥지 않다고 한 그 심사가 지금은 스미스필드의 오클라호마 양돈 농지를 합법으로 만드는 근거다.
스태버나우는 13년 전 모두발언에서 이렇게 말했다. "스미스필드는 대형 식품·농업 기업 인수의 첫 사례일지 모르지만, 마지막은 아닐 겁니다."
햄은 지금도 타운 경계 안에서 숙성해야 진짜다. 본사도 그 타운에 있다.
대주주만 바다 건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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